기도문

하나님, 저의 본성 깊은 곳에 미움으로 오염된 방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혐오스러운 미움의 방을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작은 천국으로 세워진 가정에서 가족들을 미워했습니다.

감정적으로 평안할 때는 사랑을 표현하고 잘 해주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서툰 감정을 가감없이 거칠게 표현하여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주신 사랑을 잊고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불효를 저지를 때가 있었습니다.

또한 자녀들이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다고 감정적으로 훈육할 때도 있었습니다.

특별히 돕는 배필로 주신 부부 사이에서 서로를 아낌없는 사랑으로 품어주지 못하고, 상대의 민낯을 들추어내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까지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작은 천국으로 주신 가정을 미움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여 때로는 지옥과 같은 곳으로 만든 저를 용서해주시고, 하나님의 사랑만이 가득한 가정이 되도록 저의 마음을 지켜 주옵소서.

주님의 보혈로 세워진 교회 안에서도 지체들을 미워했습니다.

나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 나와 정치색이 다른 사람, 나와 삶의 스타일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나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미워했습니다. 마음속으로 분노와 저주를 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몸을 찢고 피를 흘리며 세워주신 공동체를 저의 미움의 감정으로 갈라지게 했습니다.

미움이라는 감정으로 주님의 몸을 다시 찢고 있는 나를 용서해주시고,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며 처참하도록 미움의 감정을 꺾어 버리게 도와 주옵소서.

저의 미움의 감정이 커지고, 지체들을 충분히 사랑하지 못할 때 나를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 있게 하셔서 저의 생각과 의지가 못 박혀 죽어질 때까지 내려오지 않게 하옵소서. 그래서 제가 아프더라도 미움의 감정으로 주님을 아프게 하지 않도록 나를 붙잡아 주옵소서.

사랑을 심으라고 세워진 이 땅에서 이웃들을 미워했습니다.

윗집에서 내는 소음에 민감하게 짜증을 냈고, 작은 소란에도 쉽게 비난했습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장 큰 계명을 잊은 채 가까운 이웃에게도 무관심했고, 나에게 작은 불편을 줄 때에는 가차없이 미운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저는 뛰어난 사람을 질시하고, 못난 사람을 멸시까지 했습니다. 사랑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할 이웃이 미움과 증오의 대상으로 바라봤습니다.

저는 눈이 멀었습니다. 그래서 사랑으로 보지 못합니다. 수치스럽고 추악한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죄악 덩어리인 나를 사랑으로 봐주시는 주님처럼 저도 이웃을 사랑으로 보게 하옵소서.

저의 사랑없는 미움이 분열을 낳았습니다. 어느 순간 내가 있는 곳에 작고 큰 분열이 있음을 느낍니다.

미움의 결과인 분열을 보면서도 가슴 아파하지 않는 나를 용서해주시고, 그리스도께서 죽으심으로 우리를 하나되게 하신 것처럼 나도 자아가 죽어 내가 속한 곳에 사랑의 연합이 있게 하옵소서.

내 안에 미움이 계속해서 생기는 것은 자만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높이 평가하고 다른 이를 낮게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주님, 나를 높이 평가하려는 유혹이 찾아올 때 마음을 낮춰주셔서 누군가를 미워할 자격과 힘이 없게 하시고, 오직 사랑만 하도록 도와 주옵소서.

내 입술의 모든 말과 내 마음의 묵상이 주님의 사랑을 통과하여 주님께 열납되며 이웃들에게 흘러가게 하옵소서.

혐오스러운 나를 사랑하셔서 목숨까지 내어주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