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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시 "거울"

  • 관리자
  • 93
  • 2011-09-20 00:00

거울 속에는 소리가 없소

저렇게까지 조용한 세상은 참 없을 것이오

거울 속에도 내가 귀가 있소

내 말을 못 알아듣는 딱한 귀가 두 개나 있소

거울 속의 나는 왼손잡이요

내 악수를 받을 줄 모르는- 악수를 모르는 왼손잡이요

거울 때문에 나는 거울 속의 나를 만져보지 못하는 구료마는

거울 아니었던들 내가 어쩌 거울 속의 나를 만나모기만이라도 했겠소

나는 지금 거울을 안가졌소마는 거울 속에는 늘 거울 속의 내가 있소

잘은 모르겠지만 외로운 사업에 골몰할 게요

거울 속의 나는 나와 참 반대요마는

또 꽤 닮았소

나는 거울 속의 나를 근심하고 진찰할 수 없으니 퍽 섭섭하오

 

* 말씀이 거울이 되어 오늘도 나를 비추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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