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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질서·새봄의 연두색 새싹과 새 이파리는 사랑스럽다

  • 전홍강
  • 336
  • 2014-05-22 10:24

■ 창조질서·새봄의 연두색 새싹과 새 이파리는 사랑스럽다

 

     주말등산이 오래다보니 사계절이 변하는 모습에서 적잖은 감동을 받는다. 근년에는 산행 길이 대동소이해서 그런지 주변 나무들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 볼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겨 더욱 그렇다. 거기에 더하여 계절의 변화는 매번 나름의 새롭고 색다른 느낌을 준다. 그것의 중심은 절묘 신비하다는 감격이고 이를 주관하는 절대자의 창조능력과 정연(整然)한 창조질서가 있지 않고서야 그럴 수 없다는 믿음이다.

 

     4월 새봄이 되어 듬성듬성 꽃망울과 새싹이 움트고 새 이파리가 펼쳐질 무렵, 소생과 생명력을 실감하게 되는 그 잠간사이에 5월의 신록을 거쳐 여름에 이르면 무성한 잎사귀들로 하늘에 두꺼운 지붕을 둘러친 듯 농염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어 가을 물이 들면서 어쩔 수 없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마저 스산해 지고, 만추에 이르러 조락(凋落)의 안타까움을 안고서 그 무성했던 나뭇잎이 발길에 체이는 동안, 앙상해진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이 보이게 되면 온 산은 까칠해 지고 만다. 세상의 모든 쓸쓸함이 다 여기에 감돌고 있는 것 같은 상실감과 아쉬움에 곤고(困苦)한 인생행로가 이와 같으려니 하게 된다.

 

     북한산을 비롯하여 전국의 산하를 찾아다니는 동안 시적 감상으로 70연대 후반에 쓴 것을 지금 되새겨 봐도 느낌의 밑그림은 그대로이다.

“꽃망울에 아지랑이/ 푸르른 숲 그늘/ 갈대밭에 낙엽이 지면/ 어느새 함박눈이/ 가고 또 다시 오는/ 계절을 보면서/ 산길을 걷는다 산위에 오른다./ 산바람 시원한 정상에 서면/ 눈 앞 저 멀리에 보이는 조국/”. 여기에서 갈대밭의 정경은 삼각산 보현봉 아랫자락에서 였고, 조국이라는 상념은 대둔산 정상 서쪽으로 망연(茫然)히 펼쳐진 연봉을 바라보면서 얻은 것이다. 그 때, 아! 여기 이 땅이 내가 발 딛고 살아가야 할 내 나라, 내 조국이다, 했었다.

이 가사에 곡을 달아 그 무렵 매주 목요일 저녁 퇴근시간 직장인들의 인기 프로였던 서울 YMCA, "Sing Along With Y"의 음악 지도자에게 보였더니, 가사가 좀 짧음으로 일부를 도돌이 시켜 Y에서 부르자는 것을 내가 마다했었다. 그 때는 그 때의 생각으로 그랬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그럴 껄 그랬다는 아쉬움이 있다. 어쨌거나 오랜 세월동안 일 년 사계절의 변화하는 모양을 늘 새롭게 느끼고 즐겨볼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크나큰 은총이요 강복(降福)이다.

 

     산과 산 모습의 사계절 변화 중에서 특히 나에게 강열한 인상과 감동을 주는 부분은 봄 마다 잊지 않고, 죽은 것 같아 보이는 메마른 마디와 가지사이를 뚫고 나오는 연하고 순한 새 순, 새 이파리이다. 새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으로는 먼저 맺히는 진달래와 산수유, 개나리나 목련 등의 꽃망울이 있기는 하나 그 보다는 새싹에서 받는 느낌의 질량이 단연 월등하다. 나뭇잎은 꽃잎처럼 묘려(妙麗)하지는 않지만 자기의 주군을 목숨 바쳐 지키려는 가신이나 호위무사의 결연한 비장감과 의지 같은 것이 느껴진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은 있으나 나뭇잎에는 구태여 생명의 한시성(限時性)을 말하지 않는 것은 그 대견한 생멸(生滅)의 여정 때문이 아니겠는가.

 

     왜 구태여 새싹과 새 이파리냐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창조능력과 창조질서, 그 정연함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흐트러지거나 혼돈됨이 없이 그 나무에서 그 모양, 그 빛깔의 그 새순이 움터 나오는 것을 볼 때마다 보이지 않는 위대한 창조자의 손길이 있음을 절감한다. 물론 잎사귀 말고도 그 모양, 그 맛, 그 향기의 그 열매가 맺히는 경이로움과 신비함도 모두 하나님의 창조 질서 하에 있지만 그것은 이파리가 영양공급의 통로와 보호막이 되어 주기에 가능해지는 결과가 아닌가. 새싹은 말 그대로 식물생존의 근간이 되고 또 한 세대 시작의 신호가 된다. 만약 이 모든 질서가 깨지기라도 한다면 세상과 인간 삶의 현장에 일대 혼란이 생기고 가치체계가 무너지고 말 것이다. 모름지기 나에게 등산은 단순한 건강관리 수단에 머물지 않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되새기고 그에 감사할 수 있는 신앙의 장(場)이 되고 있다.

 

그리고 마른 가지에 돋는 새싹은 희망과 소생의 실제에 감탄케 하고 부활의 섭리를 보게 한다. 한 겨울 찬바람 불고 눈 내려 쌓일 때 그냥 거기 서 있는 나무를 보면 꼭 죽은 고사목 같다. 우리 사람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것이겠으나 사실 나무는 그 내면에 자기의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과 소생의 꿈과 약속을 믿고 있었든 것이 아닌가. 새싹이 돋아 펴지기 시작하는 4월이 우리의 부활의 계절과 일치함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뜻 깊은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이 담겨있지 않는가 생각된다. 산야의 새순과 새싹은 우리의 부활신앙을 일깨워 주는 예표라 할 것이다. 그래서 4월은 꼭 잔인한 달이지만은 않다.

 

또한 그 연약한 새싹은 고난과 역경의 극복과 곤고한 인생 삶의 승리를 암시하는 표징(標徵)이 되고 있다. 새봄이 오면 마른가지에서 솟아나는 여린 새싹은 힘 약해 넘어지기 쉬운 우리 인생 삶의 역정에 고난 극복의 교훈과 용기를 준다. 아름다운 새싹과 화려한 신록의 한 시절이 없지 않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비 바람과 해충으로부터 받는 고충과 조락의 애통이 얼마이겠는가를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아론의 마른 지팡이는 바로의 술사를 이기게 한 승리의 도구였으며 또 그 마른 지팡이에서 돋은 새싹과 살구열매는 아론이 제사장적 권위를 인정받게 한 확증이 되지 않았든가. 상황이 암만 구차해도 내일 아침 또 다시 뜨는 태양과 같은 생동력이 새싹이 지닌 속성이 아니고 무엇이랴.

 

끝으로 새싹이 자라고 이파리가 숲을 이루는 사이 새들과 곤충의 먹이는 물론 서식지와 놀이터가 되어 주고 보금자리를 제공하여 자연현상이 반복 유지되게 한다. 나그네가 따가운 햇볕을 피하고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의 그늘을 제공하는 넉넉한 덕목도 지녔다. 특히 땀나는 무더운 산행 길에 차양막이 되어 햇볕을 가려주는 그 숲 그늘의 고마움을 등산인은 다 안다. 뿐 만이겠는가 나무와 나뭇잎이 어울려 그려낸 숲에는 거대한 캔버스(canvas)의 절묘함이 있고 그들이 바람소리와 어울릴 때는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음 듣게 한다. 그리고 그들이 내보이는 푸른 자태에는 시멘트벽에 막히고 매연에 피곤해진 우리의 눈을 드레싱(dressing)해 주는 인애(仁愛)의 손길이 있다.

진정으로“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를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새봄에 돋는 새싹과 새 이파리는 나에게 이런 의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오래전 어느 해 봄 칠갑산에서 우연히 눈 여겨 보게 된 새 이파리에서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색다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었다. 때 되면 으레 거기 그냥 있어 무심했던 새싹에 대한 전혀 새로운 자각과 체험 이었다. 그것은 연두색이기도 하고 연초록색이기도 한 새싹과 새 이파리가 참으로 맑고, 개끗하고, 선명하고, 연약하고, 부드럽고, 윤기로 빛이 나고 그래서 참 이름답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4월 새봄의 연두 빛 새싹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사람들에게 말하기도 하고, 내 스스로도 매년 이 맘 때를 짐짓 기다려 이들을 의미 있게 바라보고 만져 보기도 하면서 나만의 애정과 즐거움으로 새싹에 대한 짝사랑을 보내곤 한다. 나에게는 꽃보다 덜하지 않는 아름다움과 신비의 대상이다. 이것이야 말로 자연 자체이고 창조의 질서이며, 세상에 순수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득의만만해 한다.

 

     그러면서도 새싹과 새 이파리에 대한 나의 이러한 상념을 한마디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실로 오랫동안 적절한 말을 찾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금년 4월 중순, 고난주간의 토요일오후, 청결하고 고우면서 연두색깔의 성스러운 미사보를 쓰고 있는 것 같은 나무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그 한 마디 말을 문득 얻어냈다.

그것은 “사랑스럽다”였다. 그렇다 4월 새봄의 새싹과 새 이파리는 정말이지 사랑스럽다. 자연에서 사랑스러운 것을 찾으려거든 4월 산야의 새싹과 새 이파리를 보라.

그 때 사랑스럽다는 말에 연상되는 개념은 깨끗하고 순수하고 여리고 아직 세파를 모르고 거짓이나 허위 과장이 없고 교만하지 않고 숨기지 않고 거래를 모르고 등등이었는데, 집에 와 사전을 펴보니 “사랑을 느낄 만큼 귀엽다”고 풀이되어 있다.

       

    하여지간(何如之間), 사랑을 느낄 만큼 귀여운 것이 어디 흔하랴만 4월 새봄에 돋는 새싹과 새 이파리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나에게 이 산야가 있고, 4월의 사랑스러운 새싹과 새 이파리를 볼 수 있어 나는 행복하고 감사하다. 명년 새봄을 기다려 또 다시 그들을 만나야 겠다.

ⓒJHK2014050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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