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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이순임 선교사 기도편지

    • 이혁
    • 929
    • 2018-03-25 10:01

     존경하는 동역자 여러분께,


    주님 은혜 가운데, 다들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어제 3월 7일 남편이 3년 6개월의 암투병 생활을 마무리하며 주님 영전으로 가셨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한지 20분도 안되 마지막 숨을거두셨고, 그토록 병원에 가기 싫어하시던 것을 생각하면 마지막 시간이 길지 않았던 것에 감사합니다.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이후 40일 동안의 집에서 조용히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시부모님, 친지, 친구들의 방문으로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2014년 급하게 대장암 수술을 받은 직후부터 아이들의 교육과 앞으로의 진로, 연로하신 시부모님, 교회와 동역자들, 첫 사역지를 보고 싶어했던 소원이 무척 컸기에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치료의 기회를 뒤로 하고 이곳 아르헨티나로 귀국하기로 저희 부부가 믿음으로 결단했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 한치의 후회도 없습니다.  
     뼈를 깎듯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그동안 견디며 주님 품으로 하루 속히 가기를 소원했고,남은 가족을 지키고 도우시겠다는 주님의 약속을 굳게 믿었기에 한번도 믿음과 용기를 잃은 적 없이 꿋꿋하게 투병 시간을 보냈던 남편이었습니다. 주님 품으로 가게 되는시기는 암이 결정 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주님이 결정하신다는 믿음으로 오늘까지 왔기에, 육신의 고통은 컸으나 마음과 영혼은 마지막 숨을 거두는 시간까지 주님이 주시는 평안함과 그분의 영전에 간다는 희망으로 가득했습니다.  
     투병 기간 동안 저와 아이들을 오히려 어느 때 보다도 더 챙기고 돌보며 사랑 많은 아빠로, 헌신적인 남편으로 가족이 정상적인 삶을가꾸어 나가도록 모범을 보이셨고, 아픔으로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에도 진통제를 먹고 주일 예배에 참석했던 남편을 오래도록 기억할것입니다. 그토록 주님 영전에 있기를 소원하며 30여년의 선교현장에서 모든 것을 헌신하며 주님을 섬기며 달려 왔던 긴 여정을 어제마무리 했습니다.

     그동안 기도와 물질의 헌신으로 저희 가족의 기쁨과 고통에 동참해 주신 동역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주님 알지 못하는 숱한 영혼들과 전쟁과 자연재해로 고통 당하던 수많은 영혼들을 언급하며 자신의 투병생활의 고통은 가볍다고 오히려 감사했던 남편이었습니다. 남편과 아빠를 잃은 고통과 절망은 남은 저희 가족에게 한없이 크지만, 천국에서 남편을 맞은 순간의 말로 다할수 없는 기쁨과 영광을 생각하며, 남편과 가족이 함께 보냈던 추억들을 품고, 자식들을 향해 지극한 사랑으로 풍성했던 아빠, 지극한사랑과 정성으로 아내를 돌보았던 따뜻한 남편, 농담과 재치로 늘 주별 사람들을 편안하게 했던 남편, 선교를 향해 전신을 헌신했던 훌륭한 사역자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앞으로 저와 세자녀들이 가야할 길이 짧지 않습니다. 남편의 마지막 날을 마음으로 준비해 왔다고는 하지만, 그를 잃은 큰 슬픔과 동시에 남편이 남긴 빈 공간을 매일 경험하며 가족이 헤쳐 나가야 할 길을 생각할 때, 여러분의 기도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거북이 걸음같이 천천히 가더라도 저희 남은 식구가 주님 주신  삶을 열심히 살아 나갈 것입니다. 

     어제 남편의 본교회에서 장래식을 치르고 화장이 끝난 뒤, 저와 아이들이 남편이 선교 사역을 처음 시작했던 ‘’Impenetrable”라는 지역으로 가서 장래식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가시 덩쿨로 엉퀴어 들어갈수 없는 곳이라 하여 이름이 붙여졌고요, 매마른 지역이라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출입이 드물고 아스팔트가 드문 지역으로 남편이 1987년 처음 선교 사역을 시작했던 곳입니다. 매스티조와 현지 원주민들 사이에서 복음을 전하며 헌신했던 5년 동안의 경험이 그 이후 영국, 카자키스탄, 몽골에 이어 25년의 사역에 큰 디딤돌이 됐음을 기억하며, 남편이 자신의 재를 그곳에 묻기를 소원했습니다. 건강을 회복해서 다시 찾아보기를 그토록 원했지만, 결국은 재가 돼서돌아가지만 복음으로 변화된 삶으로 살아가는 숱한 성도들 가운데 육신이나마 평안히 쉬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3월 8일

    아르헨티나에서 이순임, 안나, 마누, 호세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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